일시: 2006년 4월 28일 오후 8시(본공연 9시 반)
장소: SSAM
가격: 25000원(현매), 20000원(예매)
Guitar Wolf.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고,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하는지, 멤버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등등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가수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고 가지 못했던 공연이었다.
공연장에 도착한 것은 7시 10분. 아직 입장이 시작되지 않아서, 저녁을 먹고 다시 왔지만, 공연이 딜레이 된다는 소식에.. 피곤한 입장에서 좀 짜증이-
공연은 8시 30분 쯤 '락 타이거즈'의 오프닝으로 시작되었다. 락큰롤을 추구하는 그룹으로 '크라잉 넛'과 같은 소속사에 소속되어 있는 그룹이라고 한다. 2명의 보컬(남, 여)와 리드 기타, 베이스, 드럼의 5명으로 구성된 그룹으로 신나고 경쾌한 락큰롤을 정통으로 들려주었다. 하지만, '오브라더스'의 락큰롤을 들을 때 만큼 신남이 느껴지지 않았달까.. 보컬이 약간 부족한 듯 싶었다.
어쨋든 오프닝 치고 꽤 긴시간(30분~40분)을 공연한 후, 메인 공연인 기타 울프의 공연이 시작되기 까지는 또 오랜시간이 걸렸다. 따로 마이크, 앰프 등의 셋팅을 한 것도 아닌데,, 일주일 전 콘 공연에서 10years가 끝나고 30분 동안 셋팅한 악몽이 떠오르면서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수많은 외국인들을 계속 궁금해 했다. 분명히 미군들은 아닌데, 맥주를 기본으로 한캔 씩 들고 있는 엄청난 수의 외국인으로 인해 필자는 흡사 영국의 PUB에 온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러다가 드러머가 나오고, 베이시스트가 나왔다. 딱봐도 일본인.. 정말 스타일 자체가 딱 튀었다. 나오자 마자 베이스 몇번 구르더니... 엄청난 파워 드럼을 치기 시작.. 거기에 맞춰서 오버드라이브를 걸고 베이스를 막 긁어 대는데.. '락 타이거즈' 공연으로 인해 오늘 분위기가 조용조용 신나는 분위기로 갈줄 알았던 필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현란한 조명과 함께 엄청난 오프닝을 만들어가는데, 기타리스트 등장.. 기타리스트 이자 보컬이었다. 세명의 선글라스를 끼고 가죽자켓을 입은 놈들이 미친듯이 드럼과 베이스, 기타를 긁어대자.. 엄청난 사운드가 폭발하기 시작하였다. 나름 펑크?인지.. 목소리는 다 쉬어가지고.. 음도 없는 소리를 외쳐댔다. 처음 오프닝 무대에서 보컬이 보여준 목소리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늑대 울음소리' 였으니, 필자가 처음부터 반한 것은 당연지사 였다는 생각이 든다.
오프닝을 시작으로 장장 1시간 동안 한번도 쉬지않고 미친듯이 멋있는 쇼를 보여준 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퍼포먼스면 퍼포먼스, 노래면 노래, 솔로면 솔로... 엄청난 놈들이 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신성한 무대위에 계속 침을 뱉는 건 좀 아니다 싶었지만... 기타 줄이 3줄이 끊어져도 일렉을 마구 긁어대며,, 쉬지도 않고 공연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저게 음악에 대한 진정한 열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를 들고 있는 외국인을 무대로 끌어올려 자신의 기타를 내주고 알아서 치라고 하는 모습에서 웃음과 함께 공연의 참의미를 되새겨보기도 하고, 내가 언젠가는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보컬은 악기의 일부이다'라는 생각을 잘 표현해주는 그룹이었다. 앵콜 곡을 제외하고는 보컬이 어떠한 멜로디도 없이 추임새를 넣을 뿐이었고, 특히 '첵더락'이나 '갓뎀, 첵, 락큰롤'을 외치면서 보여주는 그들의 호흡은 정말이지 상당한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켰다.
정말 슬립낫 이후로.. 이렇게 통쾌했던 공연이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난다. 딱히 내 지식 아래서는 어떤 장르인지도 모르겠는.... 무조건 긁어대고 울부 짖는 이들의 모습에서,, 그러면서도 각자의 파트에서 전혀 실수 없이 엄청난 조화를 이루어 냈다는 점에서 무수한 찬사를 보내고 싶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8집까지 낸 장수 그룹으로, 꽤나 유명한 그룹인가 보다. 앵콜곡에서 보여줬던 멜로딕한 노래들도 인상에 남아서, 나중에 음반 한번 구해서 꼭 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공연 예정이라는데 또 가고픈 마음이 생기게 하는 공연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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